만일 전 세계에 내가 혼자라면 내게 값비싼 명품이
소용이 있을까?
내 구두가 텐디고 내 바지가 돌체고 시계가 오메가인 게 의미가 있을까?
나를 평가하는데 필수인 '타인'이 없는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원시부터 단순세포까지 모든 유기체는 응집하려 한다.
하지만 인간은 굉장히 복잡한 사고를 하는 존재이기에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세밀화한다.
(입맛이 다 다르다.)
곤충을 머리, 가슴, 배로 나누듯
쉬운 존재는 아니기 때문에
인간은 더욱 치밀하게 나와 다른 것을 배제한다.
A: "저 사람은 '비건'을 하지 않아 연쇄동물 살해범이지 도덕적으로도 비건이 옳아"
B: 동물성 영양도 섭취해야 건강해져. 골고루 먹어야 해.
이 둘은 친해질 수 없다. 이 둘은 서로 응집할 수 없다. 이 둘은 다르다.
같은 것끼리 뭉친다.
뭉친다는 것은 나의 소속감을 의미한다.
(동호회, 대나무숲, 동아리, 지역 인터넷 카페 등등)
소속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것은 정서적으로 매우 힘들다.
나이가 들 수록 구체적으로 사람이 변하기 때문에 나와 맞는 사람을 찾기는 더 힘들다.
다시 말해 이미 뭉쳐 있는 사람들은 한 단계 나아간 사람들이며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다.
게다가 서로 (人) 등을 맞대고 의지한다.
사회생활 중 인간관계가 가장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그렇다면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나와 너무 다른데 난? 여기 살아야 할 운명이라면?
(환경을 바꾸는 것이 재정적으로나 여건이 어렵다면)
난 어떻게 할까?
그들과 같아지고자 노력하겠지.
안 먹던 술자리를 나가고 (안 가면 소외되니까)
부장이랑 주말에 등산을 가고
(안 가면 소외되고 +욕도 처먹으니까)
친구들 모임에도 하루 이틀 빠지다 보면 제외되고
개인적으로 엄청 노력을 한다. 소속되기 위해
즉
1. 소속하고자 하는 욕구
2. 소속된 집단에서 인정받으려는 욕구(나를 받아줘)
그래서 옛 어른들이 친구를 잘 만나라, 배우자를 잘 만나라고 하나보다.
(나와 다르면 사는 게 지옥이니까)
하지만 죽어도 내가 저 사람들과 못 어울리겠다.
예를 들어
(저 사람은 너무 더럽고, 너무 시건방지고, 너무 천박하고, 너무 피곤하고 너무 나태하고)
그럼 끼리끼리라고 '저 사람' 옆에는 또 그런 사람들이 번호표를 뽑고 줄을 서 있다.
내가 정말로 저들과 확연히 다른 사람이라면
(개인차가 있는 기준이지만)
중이 절을 떠나듯.
마이클 잭슨의 'be it(도망쳐)' 노래가 있듯이 내가 떠나야 한다.
즉 환경을 바꿔야 한다.
부자들이 펜스를 치고 땅을 사들여 사유지를 만들고
한데 모여 함께 생활하는 이유가 있다.
'나에게 맞는 환경을 찾고 나를 반겨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인생 숙제 하나를 해결한 셈이다'
견딜 수 없다면, 적응이 안 된다면 떠나라.
도시 경쟁에 치여 귀촌을 하는 것도 예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여건이 안 돼서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내 정서를 위해 내 건강을 위해 이 악물고 적응해라.
분명 기회는 존재한다. (내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정상수- 달이 뜨면 가사中
- 달이 뜨면 슬프게 노래를 부를래 지긋한 광대짓거리 청산하고 목돈을 만들어 시장 바닥을 뜰래-
본 글을 쓰는 이유는 내 시골환경에 있다.
시골 사람들이 싫지 않다. 그 사람들은 어쩌면 또 다른 '나' 이니까 내가 그 지역에 태어나 나고 자랐다면
난 그들과 다를 게 없으니까
실제로 시골로 이사오고 몇 년간은 마을 주민과 이장, 부녀회의 텃세를 받았다.
자리잡고 엄마가 장사를 하며 안면을 튼 뒤로는 좀 나아졌지.
더 정확히 말해 난 외딴곳을 싫어한다. 주변 환경이 내게 일조하는 바는 너무나 크니까
난 다양하게 살고자 추구한다.
수많은 경험을 사랑하고
단일 색상을 골라 나는 빨간색이야, 나는 초록색이야
하고 싶지는 않다.
(아직은 그렇다. 추가적으로 본인의 원칙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다....)
하지만 또다른 문제로 지역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의
소비수준에 있다.
가만히 대화를 듣고 있자면
초등학생 두 명이 서로 누구 스티커가 더 반짝이는가 대결하는 것 같다.
목소리는 크고 우렁차며 내 도토리가 더 윤이나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래 허영심이 강하다.
정말로 부자들은 잃을 것이 많아 나 돈 많다고 자랑하지 않는다.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은 친인척과도 연락을 주고 받지 않는다.
당분간 술도 마시지 않는다.
하지만 내 환경속 사람들은 다르다.
GV80을 타야하고 세단은 그렌져 이상이며 내 명품 가방은 최소 22시즌 루이비통이고
모두가 자기 도토리가 개쩐다고 말한다.
자존감 높던 우리 엄마도 명품백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랑하고자 하는 이 인정욕구에 난 맞지 않는 사람이다.
간혹
'저건 나도 살 수 있는데 안사는 건데'
생각이 들면 스스로 혐오감이 든다.
뭐지? 나도 자랑하고자 하는가?
그들을 욕하진 않는다. 나와 다를뿐.
또한 나 스스로도
내 눈앞에 저수지가 있다면 나는 저수지로 향해 낚시를 할 것이고 무성한 풀이 있다면 난 풀밭으로 갈 것이다.
그리곤 사람들에게 말하겠지
"나 저수지에 갔다", "나 무성한 풀을 헤치고 들어가 봤다"
이 것이 내가 가진 세상의 전부가 되기 싫다.
그다음 날도 마찬가지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나를 이루는 요소가 자연이기엔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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